얼마 전에 폐간된 《키노》는 한국의 《까이에 뒤 시네마》를 자처하며 소위 ‘작가 영화’ 내지는 ‘예술 영화’를 옹호하는 입장에 서 있었다. 그들의 입장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 이론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키노》가 이론적 배경을 명시한 적은 없다. 그들이 명시한 것이라야 ‘작가주의’. 사실 그들은 ‘영화주의’자이기도 했다. 이른바 ‘매니아’적 정체성. 무엇이 상당 수의 영화에 관한 사유가 그러한 분과 자체에 대한 옹호의 입장을 띠게 하는 것일까. 아직도 영화가 아카데미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때문일까. 다른 예술 분야의 현대적 사유 전개가, 자신이 속한 장의 권위를 의문시하고 비판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그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 이 책은 《키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