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 잘 알고 있는 인물이며, 존경받는 인물이다. 둘은 거의 같은 시대에 살았던 조선 성리학의 대가이며, 후대까지 큰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다. 그러나 둘의 철학은 같은 성리학 내에 있었지만 많이 달랐다. 간단히 표현하여 퇴계 이황은 주리론(主理論), 율곡 이이는 주기론(主氣論)이라고 일컫는다. 이 암호 같은 ‘론(論)’의 차이를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퇴계와 율곡, 생각을 다투다』의 표현을 빌어본다), “퇴계의 삶의 방향은 항상 궁극적 진리 곧 하늘을 향하고 있다. ... 하늘 진리에 대한 앎과 실천을 통하여 사람의 삶과 하늘을 하나로 연결짓는 것이 퇴계의 철학적 과제였다.”“율곡의 삶의 방향은 크게는 넓은 우주를 향하고, 땅에서 살아 움직이는 현실을 향하고 있었다. 그의 관심은 천..